페르소나는 특정 역할을 위해 배우가 쓰는 가면을 말한다. 융 심리학에서도 페르소나의 태고유형은 같은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페르소나란 개인이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가면 또는 외관이며 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좋은 인상을 주려고 한다. 이것을 ‘적응 태고유형’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인물[person]이나 인격[personality]도 같은 어원에서 유래한다)
모든 태고유형은 개인 및 종족에게 유리한 것이라야 한다. 페르소나의 또 하나의 이점은 그것이 주는 물질적인 보상을 보다 만족스러운 자연스럽고 개인적인 생활을 누리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8시간 회사의 가면을 쓰고 있는 회사원은 직장에서 나오는 순간 그것을 벗어버리고 보다 만족스러운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저명한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를 상기할 수 있다. 그는 낮에는 상해 보험국에서 열성적으로 일하고 밤에는 저술과 문화 활동에 종사했다. 많은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페르소나에 지배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이중 생활을 하고 있다.
인격에 있어서의 페르소나의 역할은 유익할 수도 있고, 유해할 수도 있다. 개인이 자기가 연출하고 있는 역할에 너무 사로잡혀 자아가 이 역할과 동일화하기 시작하면 그의 인격의 다른 측면은 제거될 것이다. 페르소나에 압도된 사람은 자기의 본성에서 소외되고 지나치게 발달한 페르소나와 아직 발달되지 않은 인격의 부분이 갈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긴장 속에서 살게 된다.
자아가 페르소나와 동일화되는 것을 팽창이라고 부른다. 한편 이런 사람은 자기가 대단히 역할을 잘한다는 생각에서 지나친 자존심을 갖는다. 그는 강요하기를 좋아한다. 그리하여 때때로 이 역할을 다른 사람들에게 투영하여 같은 역할을 하도록 요구한다. 높은 지위에 있으면 그의 지배하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비참하게 만든다. 자기의 페르소나를 자식에게 투영하는 부모도 있는데 그 결말은 불행하다.
개인의 행위와 관련된 풍습이나 법률은 집단 페르소나의 표현인데 이것들은 개인의 욕구를 무시하고 획일적인 행동 기준을 집단 전체에 강요한다. 정신적 건강에 대한 페르소나의 팽창의 위험은 명백하다.
한편 페르소나의 팽창은 기대되고 있는 수준의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열등감이나 자책감을 느끼게 한다. 그 결과 따돌림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고독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융은 팽창된 페르소나의 영향에 관하여 연구할 기회를 많이 갖고 있었는데 그의 환자 대부분이 그 대상이었다. 그들 중에는 때때로 큰 업적을 쌓은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갑자기 인생이 공허하고 무의미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분석을 통해 그들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스스로를 기만하고 자신들의 기분이나 관심에 대해 위선적이었으며 사실은 아무 흥미도 없는 일에 흥미가 있는 체 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팽창된 페르소나의 위험이 절정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중년이 된 경우가 많았다. 물론 치료 목표는 분명하여 페르소나를 수축시켜 본성의 다른 측면에 표현의 기회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여러 해에 걸쳐 페르소나와 동일화되어 온 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팽창된 페르소나에 관한 이 논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무의식적 위선자이기보다는 의식적 위선자인 편이 나으며 자기를 기만하기보다는 타인을 기만하는 편이 낫다. 이상을 말하면 어떤 종류의 기만이나 위선도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어쨌든 페르소나는 인간 존재의 하나의 사실이며 어떤 형태로든 적절한 형태로 표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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